광주시 광산구와 서구 남구 등 곳곳의 아파트단지에서 수돗물 필터가 갈색으로 변색되는 현상이 잇따르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필터가 변색 되는 현상이 벌어져 광주시 상수도 관리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필터 변색 현상은 덕남저수장에서 주암댐 원수를 공급받는 과정에서 망간이 유입된 것이 요인으로 밝혀졌다. 망간이 유입된 물이 배수지를 거쳐 아파트 단지 저수조를 통과하면서 가정에 설치된 샤워기 필터를 변색케 한 것이다. 소량의 망간이어서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필터가 갈색으로 변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시민이 놀라는 것은 당연하다. 과도하게 노출되면 신경계의 이상을 줄 수도 있다고 하니 결코 가볍게 볼일이 아니다.
광주시와 상수도사업본부가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세척 과정 중이니 조만간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중에는 보상청구 민원에 대한 보험처리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빠른 정상화에도 불구하고 광주시의 수돗물 활성화를 부르짖은지 불과 석달만에 터진 사건이라 당혹스럽기만 하다.
광주시는 지난 7월말 수돗물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수돗물 신뢰 재고에 나선 바 있다. ‘빛여울수’라는 어여쁜 이름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을 한 순간에 수포로 돌린 것이 안타깝다. 갑작스럽게 필터가 갈색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시민이 안심하겠는가. 수돗물 신뢰는 꾸준함이 생명이다. 작은 실수도 용납지 말아야 한다. 실수가 반복되면 거대한 불신의 벽이 생길 수밖에 없다.
통계를 보면 광주 시민의 수돗물 신뢰도는 45.9%로 전국 평균 (47.9%)보다도 낮다. 가장 큰 이유로 시민들은 ‘이물질 우려’를 들고 있다. 이번 망간 유입 사태처럼 물이 아무리 깨끗해도 갑자기 이물질이 섞여 들어오는 것을 두려워 한다는 뜻이다. 광주시와 상수도본부는 필터 변색을 계기로 투명하고 꾸준한 정보 공개로 시민 신뢰부터 회복하기 바란다. “일시적 현상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보다 지금은 행동으로 보여줄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