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학부모·마을 주민 함께 만든 13년 ‘전통’
체험·장터·공연 이어지는 이틀간 온종일 축제
“학교 ‘안’ ‘밖’ 구분 없이 어울려요”

지난해 동산초 학생들의 길놀이 모습. 동산초 제공. 
지난해 동산초 학생들의 길놀이 모습. 동산초 제공. 

 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줄고 있는 구도심 한가운데, 여전히 학교와 마을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가 열린다.

 광주동산초등학교는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2025 동산한마음마을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축제는 ‘우리 모두 동산마을축제 서로 편가르지 않는 것이 숙제’라는 주제로, 학생·학부모·교직원·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온종일 행사로 진행된다.

 동산초는 빛고을혁신학교로 지정된 다음 해인 2012년부터 매년 마을과 함께하는 축제를 이어오고 있으며, 올해로 13년째를 맞았다.

 축제는 학교와 마을이 공동으로 기획해 프로그램 운영부터 홍보까지 모든 과정을 학생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날인 24일 오전 9시, ‘길놀이 퍼레이드’로 축제의 막이 오른다. 학생들과 교직원, 학부모, 마을 주민이 함께 다양한 피켓과 복장을 갖추고 학교 주변을 돌며 행렬을 펼친다.

 이후 오전 10시부터는 ‘체험마당’이 시작된다. 쿠키 만들기, 과목 퀴즈, 마블링, 독서퀴즈 등 총 28개 부스가 운영되며, 학생들은 각 체험을 마칠 때마다 도장을 받아 ‘동산 빙고’를 완성한다.

지난해 동산초의 별빛무대 공연. 동산초 제공.
지난해 동산초의 별빛무대 공연. 동산초 제공.

 점심시간 이후에는 체험마당 2부가 이어지고, 오후 2시 20분부터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알뜰장터’가 열린다. 학생들이 직접 물품을 판매하며 나눔과 기부의 의미를 배우는 시간이다.

 오후 3시 10분에는 ‘달빛무대(버스킹)’ 공연이, 이어 4시 이후에는 ‘먹거리 마당’이 진행된다.

 저녁 5시 30분부터는 학교 운동장에서 ‘별빛무대’가 펼쳐진다. 밴드, 댄스, 뮤지컬, 합창 등 학생·교직원·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공연으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한다

 축제 둘째 날인 25일에는 다복마을 주민을 중심으로 ‘주민총회’가 열린다.

 주민총회에서는 지역의 주요 의제를 공유하고, 학생들도 직접 참여해 마을과 관련된 제안이나 의견을 발표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마을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통해 자신을 ‘마을 속 주체’로 자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애숙 동산초 교장은 “축제에는 학생, 교직원뿐만 아니라 마을 어르신과 주민들도 함께 참여한다”며 “아이들은 장기자랑이나 알뜰장터 운영 등에서 주도적으로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동산초 학생들이 축제 부스에서 슬라임을 체험하고 있다. 동산초 제공.
지난해 동산초 학생들이 축제 부스에서 슬라임을 체험하고 있다. 동산초 제공.

 축제는 교직원과 학부모, 마을이 함께 기획단을 구성해 준비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단순한 학교 행사를 넘어 학교와 마을이 협력하는 교육의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정 교장은 “학교 안팎의 구분 없이 모두가 어울리는 축제를 만들자는 뜻으로 올해 슬로건 ‘서로 편가르지 않는 것’을 정했다”며 “소규모학교지만 함께 계획하고 운영하는 과정이 아이들에게 민주적 경험이 된다”고 말했다.

 동산초는 학생 수 250명 남짓의 소규모 학교로, 인근 지역 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꾸준히 줄고 있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학교는 마을과 협력해 교육과 축제를 이어가며, ‘마을이 학교를 품는 구조’를 정착시키고 있다.

 정 교장은 “우리 아이들은 학교 안과 밖을 넘어 마을에서 자라난다. 축제를 통해 마을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면서 “축제는 그런 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아이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며,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고 마을 안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걸 알게 해주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이 마을을 위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학교의 목표”라며 “축제를 통해 학생들이 지역 사회 속에서 역할을 배우고 시민으로 자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광주동산초의 축제는 단순한 학교 행사를 넘어 학교와 마을이 협력하는 교육의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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