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중 1명 승용차 타는 광주 대중교통 유인책 될까
내년 정액형 교통패스 도입 검토…환급 제도 확대
광주시가 운영하는 대중교통비 환급제 ‘G-패스’에 자동차 보험료 할인 제도가 추가될 전망이다. 자동차 의존도가 높은 광주에서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을 늘릴 새로운 유인책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에 따르면 전날 주요 손해보험사들과 ‘대중교통비 환급 지원제(K-패스)’ 이용자 대상 자동차 보험료 할인 제도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는 김용석 대광위 위원장, 정용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대 손해보험사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K-패스 이용자는 일정 기간 대중교통 이용 실적이 확인되면 자동차 보험 가입 시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할수록 자동차 주행거리가 줄어 사고 위험이 낮아지는 점에 착안한 제도다. 보험사 입장에선 손해율이 감소하고, 이용자 입장에선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어 정부 예산 투입 없이 상호 이익이 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광주시도 K-패스 기반의 G-패스를 운영 중이서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G-패스는 K-패스보다 더 많은 할인혜택을 주고 있어 성인은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최대 64%까지 환급받을 수 있다. 청소년은 반값, 어린이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이용률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G-패스는 K-패스 기반 제도이기 때문에 자동차 보험료 할인 혜택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며 “승용차 중심의 교통 구조를 완화하고 시민들의 대중교통 전환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광주는 전국에서도 자동차 이용 비중이 높은 도시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교통수단별 수송분담률은 승용차 49.8%, 버스 28.5%, 지하철 3.8%, 택시 11.8%, 기타(오토바이·자전거·PM·도보 등) 6.1%로, 시민 두 명 중 한 명이 승용차를 이용하는 구조다.
광주시는 G-패스를 도입한 이후 올해 1~8월 대중교통 이용 건수는 환승을 포함해 총 8104만 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7960만 건)보다 144만 건(1.8%) 증가했다. 월 1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민(교통카드 기준)도 720만 명을 넘어 전년 대비 2.4% 늘었다.
G-패스의 할인혜택만으로 이미 대중교통 이용률이 증가한 만큼 자동차 보험료 할인혜택까지 적용하면 승용차 운전자들의 대중교통 유인책이 될 것으로 광주시는 기대한다.
특히 자동차 보험 할인혜택의 가장 큰 특징은 국비나 시비 등 공공 예산이 전혀 투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중교통 이용률이 증가하면 자가용 사고율이 낮아져 보험사 손실이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에, 보험사 역시 자발적으로 참여할 유인이 크다는 평가다.
다만 아직 상품이 출시된 것이 아니어서 현재는 자동차 보험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또 4개의 보험사만 협약한 만큼 향후 모든 보험사로 확장될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출시 일정은 언제라고 확답할 수 없지만 출시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한 것이다”며 “협약한 4개 보험사 외에도 할인상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부터는 대중교통비 지출이 높은 시민을 위해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한 대중교통비에 대해서 전액 환급해 주는 새로운 정기권 개념의 대중교통 정액패스 방식을 신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G-패스는 월 15회 이상 이용 시 청년 30%, 성인 20% 등 연령에 따라 금액을 환급받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일정 금액을 초과하면 해당 금액을 초과하지 않도록 전액 환급해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처럼 특정 정기권을 결제하는 것이 아닌 K-패스를 그대로 이용하되 일정 금액을 초과하면 연령 등에 맞는 %할인이 아닌 최대 금액이 더이상 초과되지 않도록 검토 중이다”며 “예를 들어 정기권이 6만 5000원권이라면 10만 원이 넘는 교통비를 사용하더라도 6만 5000원만 결제된다. 이 또한 별도로 정기권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기존 K-패스에서 자동으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전경훈 기자 hun@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