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하이브리드차·반도체 쌍끌이’ 효과
전남 석유·선박 부진 속 김 수출 하락 폭 방어
지난 9월 광주와 전남 지역의 수출 실적이 뚜렷한 명암을 보였다. 광주광역시는 자동차와 반도체라는 양대 주력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전국 1위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질주한 반면, 전라남도는 주력인 선박과 석유제품의 부진으로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최근 발표한 ‘2025년 9월 광주·전남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의 9월 수출액은 50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3% 증가했다. 수입은 37억 9000만 달러(1.7%↑)로, 무역수지는 12억 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역별로 세분화하면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광주, 자동차·반도체 중심 전방위 성장
광주는 수출이 15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3.6% 급증했다. 이는 제주를 제외한 전국 광역지자체 중 증가율 1위다.
광주 수출 호조의 중심에는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이 있다. 자동차 수출은 6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8.8% 증가했다. 가솔린과 디젤 차량의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 수출이 107.3%나 급증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 수출 역시 5억 5000만 달러로 73.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싱가포르(90.6%), 대만(134.5%), 말레이시아(43.6%) 등 주요 수출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증가했다.
이외에도 냉장고(12.0%), 자동차 부품(54.7%), 공기조절기(43.5%) 등 상위 10대 품목 중 8개 품목이 증가세를 보였다. 상위 10대 품목 가운데 고무제품과 펌프류를 제외한 모든 품목이 늘었으며, 자동차와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75%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상위 10대 수출국 모두 크게 증가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4억 달러로 22.2% 증가했으며, 싱가포르(90.2%), 캐나다(121.2%), 호주(87.3%) 등으로의 수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멕시코로의 무선통신기기 수출이 219.0% 급증하면서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광주의 수입도 8억 3000만 달러로 38.0% 증가했다. 반도체 수입이 5억 7000만 달러로 28.2% 늘어나면서 중간재 수입 증가를 주도했다. 건전지 및 축전지 수입이 7233.1%라는 폭발적 증가율을 보이며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산업의 성장을 시사했다.
자본재 수입도 63.6% 늘어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 조짐을 보였다.
전남, 석유·선박 부진 속 ‘김·미역’ 수출 선전
반면 전남의 수출은 35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했다. 수입은 29억 6000만 달러로 5.3% 줄었으며, 무역수지는 5억 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남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은 전통 주력 산업의 부진이다. 석유제품 수출은 11억 3000만 달러로 6.2% 감소했으며,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은 3억 달러로 44.1%나 급감했다. 기초유분도 1억 5000만 달러로 15.9% 줄어들었다.
하지만 어두운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농림수산물 수출이 83.4%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수출은 209.1%, 미역은 6.3%, 기타수산가공품은 17.9% 증가했다.
철강판 수출도 7억 달러로 1.0% 증가했다. 일본으로의 수출이 29.9% 감소한 가운데에서도, 인도(11.9%), 튀르키예(111.2%), 브라질(45,172.4%) 등 신흥공업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면서 시장 다변화에 성공했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도 긍정적 신호가 포착됐다. 석유제품 수출은 감소했지만, 고밀도에틸렌 수출이 37.3% 증가하면서 석유화학제품 전체는 3.8% 성장했다. 합성수지도 4억 9000만 달러로 8.1% 늘어나는 등 원료 중심에서 중간재 제품으로의 제품 고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는 베트남으로의 수출이 2억 9000만 달러로 54.0% 급증했다. 경유(77.5%)와 합성수지(11.0%) 수출 증가가 주효했다. 인도로의 수출도 2억 달러로 8.4% 늘었는데, 윤활유 수출이 267.8% 폭증한 영향이다.
반면 중국으로의 수출은 5억 7000만 달러로 3.2% 감소했다. 나프타(-39.2%)와 프로필렌(-15.5%) 수출 부진이 원인이다. 일본으로의 수출도 2억 7000만 달러로 10.9% 줄었는데, 아연도강판(-33.6%)과 열연강판(-14.0%) 등 철강판 수출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전남의 수입은 29억 6000만 달러로 5.3% 감소했다. 1차산품 수입이 22억 9000만 달러로 7.5%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다. 주요 1차산품인 원유 수입이 8.9%, 철광 수입이 6.9% 각각 감소했다. 중간재 수입도 5억 4000만 달러로 10.2% 줄었다. 반면 자본재 수입은 1억 달러로 471.1%나 급증하며 설비 투자 확대 움직임을 보였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