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간 39개국 참여 71만 방문…150만 목표치 절반 안돼
남도미식 세계화 평가 속 식재료 폐기 운영 허점 잇따라
올해 처음으로 열린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가 26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남도의 맛, 식문화를 세계에 알리며 글로벌 미식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기존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국제대회로 승격됐음에도 이에 걸맞은 수준의 대회 운영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6일 전남도에 따르면 총 120억 원이 투입된 이번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는 지난 1~26일 해외 39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행사 기간 71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박람회를 공동 개최한 전남도와 목포시는 애초 15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최 측은 이번 박람회 기간 전시, 조리 경연대회, 미식파티, 페스티벌, 학술행사, 수출상담회 등 42개 콘텐츠와 프로그램으로 250회가 넘는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10개국이 참여한 ‘아세안 파빌리온’과 일본, 우즈베키스탄, 중국 등 전남도 우호교류국가관은 20만 명이 넘는 관람객에게 각국 전통음식 시식과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해 글로벌 미식문화 교류의 장을 열었다.
또 도 지정 12명의 남도음식명인은 장류, 젓갈, 김치, 떡, 전 등 전통음식을 현장에서 조리를 선보인 가운데 △남도명인 푸드쇼(14회) △명사 초청 미식테이블(42회) △남도미식 조리체험(20회) △청소년 미각교실(31회) 등을 운영하며 남도음식의 역사와 가치를 세계에 알렸다.
또 3주간 운영된 ‘남도미식 레스토랑’은 정지선, 오세득, 임희원, 남준영, 니시무라 다카히토(일본), 마카엘 아쉬미노프(불가리아) 등 국내외 정상급 스타셰프들이 남도 식자재로 재해석해 개발한 시그니처 메뉴를 판매, 남도 식재료가 국내외 미식업계에 폭넓게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연계 행사로 △남도주류페스타 △남도 천일염의 우수성을 알린 ‘짠! 소금페스티벌’ △‘세계김밥페스티벌’을 개최해 2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끌어모았으며 K-푸드 열풍의 주역인 남도 술, 천일염, 김의 우수성과 산업적인 가능성을 홍보하는 성과도 거뒀다.
아울러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재외동포청 주관으로 개최된 두 차례 수출상담회에 총 15개국 해외바이어 30명과 재외동포 바이어(OK BIZ) 26명, 116개 국내 식품기업이 참여해 443건, 2665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을 진행,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했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는 운영상의 여러 허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박람회 참여 업체들이 주최 측의 수요 예측 잘못으로 음식을 대량 폐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식로드존’에 참여한 A업체는 “주최 측으로부터 하루 최소 500인분, 최대 1000인분 준비하라는 요구를 받고 식재료를 쌓아뒀는데 막상 하루 60인분만 판매했다”고 토로했다.
지역특산물 메뉴를 개발해 참여한 업체들도 식재료가 남아돌아 관공서 등에 판매해줄 것을 요청했다.
업체의 불만이 고조되자 주최 측은 식재료 판로 지원과 입점료 상환, 인건비 보조 등을 약속하고 행사를 이어갔다.
또 ‘미식레스토랑’의 경우 많은 테이블이 밀집돼 방문객에게 불편을 초래했으며, 스타셰프가 만든 음식이 낡은 플라스틱제품에 담겨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람회를 방문한 한 지역민은 “미식축제 취지에 맞게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 위해서 미숙한 운영을 보완하는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는 남도미식의 가치와 문화·산업적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미식도시’로 도약하는 전남의 가능성을 확인한 뜻깊은 행사였다”며 “성원해 주신 도민 여러분과 박람회 참가업체를 비롯한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진탄 기자 chchtan@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