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생 글리세(글로벌 리더 세계 한 바퀴), 호응
“누가 뽑히는지 몰라요” 학교별 ‘깜깜이 선발’ 논란

29일 오전 광주광역시교육청 시민협치진흥원에서 열린?‘시민이 묻고, 광주교육이 답하다’ 행사에서 광주학생 글로벌 리더 세계 한 바퀴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고 있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의 공약사업으로 진행 중인 ‘광주 학생 글로벌리더 세계 한 바퀴’ 국제교류 프로그램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해외 탐방을 통해 학생들이 세계의 문화와 민주 시민의식을 배우는 교육 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선발 과정의 투명성과 학교별 홍보 격차 문제가 여전히 과제로 지적된다.

 29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 학생 글로벌리더 세계 한 바퀴’는 광주 학생들이 다양한 국제교류 활동에 참여해 세계의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과 공감의 역량을 키우는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다.

 2023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에는 지난해 466명의 학생이 참여했으며, 올해도 16개 분야 420여 명이 23개국을 탐방하고 있다.

 탐방 국가는 독일·체코·대만·미국·호주·오스트리아·중국·탄자니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싱가포르·스위스·영국·캐나다 등으로 다양하다.

 학생들은 각자의 주제에 맞춰 민주·인권·평화·환경 등 세계 시민의식을 주제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5·18 광주정신과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맡고 있다.

 또한 영어 등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고, 세계 시민으로서의 안목을 넓히는 기회를 갖는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높다.

 한 D여고 학부모는 소감문에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며 망설이던 딸이 해외 탐방에 도전하겠다고 했을 때 솔직히 걱정이 앞섰다”며 “하지만 딸이 5·18을 알리고 현지 문화를 배우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부모 마음까지 설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 문제 하나 틀리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던 아이가, 이제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려 한다”며 “이 경험이 아이를 진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게 하는 초석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학부모 역시 “호주 탐방 이후 아이의 진로 시야가 확 달라졌다”면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온 뒤, 뭘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 탐색하는 계기가 됐고, 열린 태도를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학생·학부모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선발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학부모 “안내도 없고…기준 모르겠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는 15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으며, 중학생은 6개, 고등학생은 9개(특성화고 1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학교별로 전형(일반·사회배려자 등)에 따라 1명씩 추천을 받아, 교육청이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한다.

 문제는 이 첫 단계인 학교 내 선발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학교마다 선발 절차나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학생과 학부모가 “어떤 기준으로 뽑히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또 학교장의 관심이 적은 경우 교내 홍보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학생들이 애초에 신청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한 학부모는 “교육청에서 하는 사업을 두고 정작 학교에서는 관련 안내를 거의 하지 않는다”라면서 “신청서를 제출해도 어떤 기준으로 뽑히는지, 또 학교에서 추천했는데도 교육청 심사에서 탈락하는 이유를 전혀 모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학교의 추천 1차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학생들이 계획서와 활동계획을 제출하지만, 결국 교육청 면접까지 가는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일부 학부모들은 ‘특권층 아이들의 권한이 아니냐’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프로그램별 특성에 맞춰 서류와 면접을 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청소년 해외봉사 활동은 봉사 실적과 계획서를, 민주인권평화통일 국제 교류는 독일 통일의 시사점 이해도와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한다”며 “단순히 성적순이 아니라, 주제 적합성과 참여 의지를 중시한다”고 밝혔다.

 ‘홍보’와 관련해서도 “학교를 통해 학생·학부모에게 안내가 되는데, 언제 뽑고 어떤 과정인지 학부모에게 보내는 가정통신문 양식도 모두 전달해 봤다”라면서 “하지만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모를 수밖에 없다. 이에 또 다른 방안을 고민중에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학교가 학생 특성 가장 잘 알아”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가 자체 기준으로 학생을 추천하면서 학부모 민원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었다.

 한 학부모는 “영어 교사가 주도한 선발에서 탈락한 학부모들이 ‘왜 내 아이는 안 뽑혔냐’며 항의했다”며 “학교도 부담이 크다고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학생의 특성과 활동 성향을 고려할 때, 1차 선발은 학교가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 직접 선발하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 사업은 각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는 학생을 뽑는 것이 핵심”이라며 “학생의 평소 태도나 관심 분야, 성장 가능성 등을 가장 잘 아는 기관은 학교이기 때문에 1차 선발을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예로 과학자 프로그램의 경우, 학생이 과학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앞으로 어떤 성장을 보일지 등을 학교가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며 “단순히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담당 교사 협의회를 통해 선발 기준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학교별로 1명씩만 추천해도 300명이 넘는다”며 “학교 제한 없이 교육청이 직접 선발하게 되면 인력과 행정 부담이 과중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힌편 광주시교육청은 내년부터 학생 선발 관련 자료를 홈페이지 팝업으로 안내하고, 프로그램별 담당자 연락처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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