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3만 명…서울 다음 전국 두 번째·전남 1203명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사례 발굴 효과…통계치 반영
실제 사망자 광주 440명(3.2%)·전남 458명(3.3%)

고독사 일러스트. 뉴시스.
고독사 일러스트. 뉴시스.

 홀로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지난해 광주가 서울 다음으로 고독사 위험자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국 고독사 위험자 발굴 현황은 총 17만 938명이었다. 이 가운데 광주는 3만 159명(17.6%)으로 서울(5만 3136명·31.1%)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전남은 1203명(0.7%)에 불과해, 두 지역 간 발굴 규모 차이는 25배 이상에 달했다.

 이는 단순히 ‘고독사 위험군이 많다’기보다, 광주시의 적극적인 발굴 행정이 통계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고독사로 숨진 사람의 수를 보면 양상은 달라진다.

 보건복지부의 최근 4년 통계(2020~2023년)에 따르면 광주는 440명(3.2%), 전남은 458명(3.3%)으로 거의 비슷했다. 전국 1만 3877명 중 비중이 3%대에 머문 점을 감안하면, 광주는 ‘사망자 수’보다 ‘위험자 발굴률’이 현저히 높은 도시로 나타난 셈이다.

 이는 광주가 ‘광주다움 통합돌봄’ 체계를 통해 은둔형 1인가구, 취약계층 등을 선제적으로 찾아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통합돌봄을 통해 의무방문을 확대하고, 건강·복지 사각지대 주민을 선제적으로 발굴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실제 고독사로 이어지기 전 위험군을 조기 발견한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광주다움 통합돌봄으로 신청주의·선별주의 중심의 복지 행정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보편적 접근을 이어왔다. 이에 공무원과 전담 관계자들이 돌봄 공백을 좁히기 위한 의무방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광주다움 통합돌봄의 대상자가 아닌 고독사 위험군을 발견하기도 하면서 광주가 고독사 위험자 발굴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또 고독사 위험군들을 발굴하기 위해 ‘이웃지기단’ 제도도 활용하고 있다. 자치구와 동 단위로 구성된 이들은 다양한 취약계층 가정을 직접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위기 상황을 행정망에 즉시 연계한다. 이와 함께 광주시는 한국전력공사와 협업해 전기·통신 사용량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며칠째 전력 사용이 급격히 감소하거나 통신 데이터 이용이 끊기면, 담당 공무원이나 지역 복지사가 해당 가구에 안부 전화를 걸고 방문 확인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고독사 위험자의 조기 발견률을 높이는 데 실질적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고독사 예방을 국가 차원 과제로 격상시켰다. 보건복지부는 2022년 8월부터 39개 시·군·구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해, 2023년 7월부터 전국 229개 지자체로 확대했다. 또 올해는 ‘고독사 위기대응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6년부터는 전산화를 통해 연령·성별별 통계 분석과 사례관리 이력 추적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위험군을 더 많이 찾아낸다는 건 곧 고독사를 줄이는 적극 행정의 성과”라며 “다른 광역시에서 고독사가 증가할 때 광주는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고독사가 더 이상 노년층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위험군을 확대해 발굴할 계획이다. 사업 실패, 이혼, 실직 등 가족 해체를 겪은 중장년층, 사회적 관계 단절로 은둔형 외톨이가 된 청년층까지 고독사 위험군이 확장되고 있다. 이른바 ‘신(新)복지 사각지대’로 불리는 새로운 고립층이 늘면서, 고독사는 ‘노인 복지’가 아니라 ‘전 세대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광주시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고독사 위험군을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 위주로 보면 은둔형들은 은둔형 외톨이 센터가 있어서 외톨이들을 발굴해서 지원해주는 그런 시스템은 이미 갖고 있고, 남구에서는 시범사업으로 청년 고독사 관련 발굴사업을 하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신취약계층들을 위주로 발굴해서 대처해나가고 있어 광주도 조례를 만드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경훈 기자 h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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