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계’ vs ‘반정준호’ 구도”
강기정·조오섭·전진숙…‘뒷배’의 선택 주목

광주비엔날레 전경.

 광주 북구청장 선거가 7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정가가 빠르게 술렁이고 있다. 현 문인 구청장이 광주시장 선거 출마 채비에 나서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무려 10명이 넘는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다. 무주공산이 된 북구청장 자리를 두고 복잡한 정치 셈법이 얽혀 있다. 누구와 손잡느냐, 어느 세력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공천의 향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서다.

 6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현재 북구청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사는 총 13명이다. 더불어민주당 11명, 국민의힘 1명, 진보당 1명으로, 민주당 내 후보만으로도 경선 규모가 이미 광주 모든 선거진영에서 최대 규모다.

 민주당 소속으로는 김대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김동찬 광주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문상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설정환 광주북구마을자치도시재생센터 대표이사, 송승종 전 한국상하수도협회 사무총장 등이다. 또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 오주섭 전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장영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부위원장, 정다은 광주시의원, 정달성 북구의원, 조호권 전 광주시 사회서비스원장 등이 이름을 올린다.

 국민의힘에서는 강백룡 전 북구 부구청장, 진보당에서는 김주업 광주시당 위원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광주 5개 구청장 가운데 현직이 그대로 재도전하지 않는 곳은 북구뿐이다. 문인 구청장의 시장직 도전이 확정되면서 정치공학의 전장이 되고 있다. 현역의 조직력이 사라진 자리에 민주당 후보군이 몰리면서, 각자 정치적 연고와 계보, 시·구의원 네트워크를 앞세운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북구에는 현재 시의원 6명, 구의원 20명이 있다. 이들은 북구청장 선거의 실질적 ‘정치 인프라’로 해당 지역의 지역위원장인 국회의원이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경선 판세가 좌우될 수 있다.

 북구의 정치구도는 단순히 자치단체장 선거를 넘어 광주 정치 전체의 축소판처럼 작동한다. 과거 북구갑에서 3선을 지낸 강기정 시장, 그 뒤를 이은 조오섭 전 의원(현 국회의장 비서실장), 현역인 광주 북구갑 정준호 국회의원, 북구을의 전진숙 의원까지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 후보들이 누가 누구와 손을 잡을지가 공천장을 거머쥘지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강기정 시장에 맞서 광주시장 선거전에 뛰어든 정준호 의원과의 조직력 경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총 26명의 광역·기초의원 중 상당수가 특정 지역위원장, 계파에 의해 본격적인 경선을 앞두고 바람잡이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무주공산으로 후보군은 많지만 실제 선거 판세는 단순하게 결론이 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후보 숫자는 많아도 아주 단순한 경우로 정준호 대 반(反)정준호 구도”라며 “최근 KBS여론조사에서 문상필 출마 예정자가 20%를 얻기는 했지만 큰틀에서 보면 도토리 키재기여서 현재 누구도 유력한 후보가 없다고 봐야한다”고 평가했다.

 오 이사는 “강기정 시장과 조오섭 전 의원, 전진숙 의원의 지원을 받는 정다은 시의원이 북구청장 선거전에 합류하면서 판세가 달라졌다”며 “조직력 측면에서 보면 정다은 의원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준호계를 대표하는 문상필·신수정 출마 예정자와 반 정준호계의 정다은 의원의 3자 구도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또 여성 전략선거구로 지정될 가능성도 있어 가장 주목해서 봐야할 후보로 봐야겠다”고 말했다.

 이번 광주 북구청장 여론조사는 KBS광주방송총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0월 28~29일 18세 이상 남녀 광주 북구 거주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방법은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 면접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은 13.1%.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경훈 기자 h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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