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방편 NO” 재정 진단 건전성 확보 전환
마한센터·월출산생태원·통합RPC 구축 성과
햇빛·바람 이익 주민께 ‘기본소득’까지 도전
우승희 영암군수, 본인은 손사레 치지만 주변에는 그의 스타일이 이재명 대통령의 혁신 리더십과 닮았다고 말한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격의없이 진행하는 토론 방식의 국무회의는 사실 우 군수가 취임 후 3년 내내 해왔던 방식이란 점도 이같은 평가를 거드는 기제다.
이와 관련 우 군수는 “일을 해가는데 있어서 임시방편으로는 안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면서 “근본적인 해결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같은 문제가 재발하고 예산 등 행정력 낭비로 이어질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달 드림투데이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 군수는 혁신 리더십에 기반한 영암군정의 변화상과 미래상을 제시했다.
그는 취임 후 재정 문제부터 혁신적으로 접근했다. 임기 시작 후 영암군이 전국에서 보조금을 가장 많이 주고 있는 지자체라는 현실을 확인한 후다. 이같이 주민들께 지급되는 보조금이 상황을 나아지게 하는 것이면 좋은데, 실상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라는 판단이 어렵지 않았다. 또 과다한 보조금은 역효과를 불러, 영암군이 정부의 패널티를 받기도 했다.
우선 우 군수는 2023년 나라살림연구소에 재정 진단을 의뢰했다. 이를 바탕으로 과감하게 보조금을 줄이는 혁신 작업을 진행했다. 이는 군 재정 건전성 향상으로 이어져 정부로부터 인센티브를 받는 상황으로 역전됐다.
국비·도비 유치 동력도 ‘혁신’에 기반한다. 군청에 혁신전략팀을 신설, 정부·전남도 보조금 사업에 체계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우 군수 자신이 국회에서 일해본 경험을 토대로 예산의 맥을 짚은 것이다. “예산이라는 게 시기가 중요합니다. 어느 시기에는 반영하고, 어느 시기에는 협의할 때가 있죠. 또 어디 가서 요청해야 더 효과적이라는 걸 알죠. 그럼에도 저 혼자 할 수 없으니 우리 공직자들과 이를 학습했습니다.”
이같은 노력에 기반해 영암군이 유치한 굵직한 사업이 △마한역사문화센터 △월출산생태탐방원 △통합RPC(미곡처리장) 구축 등이다.
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는 나주박물관이 영암에서 나주로 이전한 뒤 허탈해 있던 주민들에게 자부심을 되찾게 해준 계기가 됐다.
월출산생태탐방원은 1988년 국립공원 지정 후 각종 규제에 묶여 있던 월출산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월출산의 깃대종인 남생이를 캐릭터화해 상징으로 만들었다. 지난해엔 국립공원박람회를 영암에서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통합RPC 유치는 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우 군수가 약속하고, 실제화한 사례다.
“취임해서 보니 통합 RPC에 4개의 조합만 들어와 있는 거예요. 우리 군에 8개 조합이 있는데…. 그래서 ‘8개 조합 다 들어와라.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일을 합시다’라고 합의하고, 그 조건 아래 예산 지원을 했던 겁니다.”
우 군수는 “내년 통합RPC가 준공되면 영암에서 생산된 나락의 50% 이상은 여기서 처리 가능하다”면서 “그러면 대부분의 영암 쌀을 우리가 판매할 여건이 되기 때문에 실제 농가 소득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재생 에너지 전략도 영암군 혁신 정책의 주된 부분이다.
취임 후 영암군에너지센터를 만들고 에너지 자립마을을 확산시키고 있다. 주민들이 돈을 모아서 태양광 발전을 가동하고 그 소득이 다시 주민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대불국가산단의 에너지 자급자족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와 주목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와 그 주된 기반인 전남 서남권에서 에너지 지산지소(생산한 곳에서 소비)를 실현할 수 있는 대표적 산업체가 대불산단”이라는 게 우 군수의 주장이다.
‘지역 순환 경제’도 우 군수가 공들이고 있는 혁신 아이템이다.
“대불산단에 근무하는 직원들 절반은 목포나 무안(남악)에 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가 주거부터 여러가지 여건을 갖췄다면 이곳에 살고, 영암에서 창출된 부가 외지로 나가지 않았을텐데라는 아쉬움에서 출발했죠.” 현대삼호중공업 등 대불산단 입주 업체들에게 지역 농산물을 써달라고 부탁하고, 명절이나 가정의 달 등 선물은 영암 농산물로 해달라는 주문이 구체적이다.
‘천사펀드’ 조성도 연장선상이다. 지역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무이자 대출을 가능하게 했다. 펀드 기탁에 참여한 기업들과 지역이 상생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승희 군수는 “RE100산단과 그린시티 사업을 통해서 영암이 가지고 있는 장점인 햇빛과 바람의 신재생 발전의 이익을 에너지 기본 소득으로 돌려드리겠다라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제가 갖고 있는 인맥을 총동원해서 군민들이 실질적으로 잘 살 수 있는 영암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역설했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