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광주 북구청장 불출마에 너도나도 “기회다”
경선룰·단일화·여성특구 지정 등 변수 주목
최근 여러 언론사들이 잇따라 실시한 광주 북구청장 여론조사에서 ‘후보 난립’이 최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문인 현 북구청장이 광주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무주공산’이 된 북구청장 선거에, 출마를 공식화하거나 의사를 밝힌 후보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청래 대표의 ‘노 컷오프(No Cut-off)’ 경선 방침에 힘입어 내부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한 번 붙어보자’는 분위기 속에 최근까지 거론되는 민주당 예비주자 수만 10명을 넘어서면서, 내년 선거에 과연 어떤 후보가 최종적으로 낙점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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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광주 북구청장 선거에는 최근까지 총 13명의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대원 정책위 부의장, 김동찬 광주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문상필 부대변인, 설정환 광주북구마을자치도시재생센터 대표이사, 송승종 전 한국상하수도협회 사무총장,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 오주섭 전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장영희 광주시당 부위원장, 정다은 광주시의원, 정달성 광주 북구의원, 조호권 전 광주시 사회서비스원장 등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에서는 강백룡 전 광주 북구 부구청장, 진보당에서는 김주업 광주시당 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북구청장 선거는 사상 최대의 경쟁 구도로 형성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후보 난립에 따른 표 분산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KBS광주방송총국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상필 부대변인이 20%의 지지율로 선두를 기록했다. 이어 신수정 의장이 8%로 뒤를 이었고, 김동찬, 조호권, 장영희, 정달성 출마 예정자가 각각 4%를 나타냈다. 또한 김대원 부의장이 3%, 김주업 위원장, 강백룡 전 부구청장, 송승종 전 사무총장이 2%, 오주섭 전 사무처장과 설정환 대표이사가 각각 1%로 집계됐다.
문상필 부대변인이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지만, 10여 명이 난립한 구도 속에 중위권 후보들이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면서 향후 판세는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경선 구도와 중위권 후보군 간 단일화 여부가 향후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정다은 광주시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몰린 건 정청래 대표의 ‘노 컷오프’ 방침도 촉매제가 됐다. “억울한 컷오프는 없애겠다”는 약속으로 경선 배제를 우려하던 현역들에게 청신호가 켜졌고, 북구청장 선거에서는 11명의 민주당 예비주자가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난립이 현실화됐다. 당내에서는 자격심사와 공천 룰이 어떻게 적용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당 지도부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성 정치인의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광주 구청장 선거구에 ‘여성전략특구’를 지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중에서도 문인 현 구청장이 광주시장 출마로 자리를 비운 북구가 유력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다. 신수정 의장, 장영희 부위원장, 정다은 의원 등 활발한 여성 후보들의 움직임이 이러한 분위기에 힘을 싣는다.
북구는 광주 5개 자치구 중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당내 경선이 사실상 본선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10명이 넘는 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이번 선거는 더욱 치열한 혈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열되는 공천 경쟁 속 누가 최종 후보로 선정될지가 내년 지방선거의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KBS광주방송총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광주 북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방법은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 면접 방식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은 13.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