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형 소매점 매출 2년 연속 급감, 소비심리 빨간불
다른 광역시보다 확연히 낮은 성장세에 지역경제 비상
광주지역 대형소매점 매출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지역 소비 위축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중심이 대형마트에서 백화점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지역 내 소비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5년간 광주광역시 대형소매점 판매동향’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광주지역 대형소매점(백화점·대형마트) 판매액은 1조 889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조 6054억 원보다 17.7%(2839억 원) 증가한 수치지만, 7개 특·광역시 중 6위에 그쳤다.
명목 판매액은 늘었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 성장은 이와 큰 차이를 보였다. 가격 변동을 제거한 불변지수를 보면 광주의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101.8(2020=100)로 5년간 1.8% 성장에 그쳤다. 이는 대전(25.6%), 서울(20.6%), 부산(12.2%) 등 다른 광역시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최근 2년간의 하락세다. 광주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2022년 109.2를 정점으로 2023년 106.2(-2.7%), 2024년 101.8(-4.1%)로 2년 연속 감소했다. 2024년 감소폭(-4.1%)은 2020년 이후 가장 큰 수치로, 지역 소비심리 악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업태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2024년 백화점 판매액은 1조 629억 원으로 2020년 대비 26.7%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56.3%를 차지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8264억 원으로 7.9% 증가에 그쳤고, 불변지수로는 오히려 8.7% 감소했다.
이는 온라인 쇼핑 확대와 소비 양극화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상적 소비는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오프라인에서는 백화점 중심의 고가품 소비만 유지되는 구조다.
실제로 광주 대형마트 불변지수는 2020년 100.0에서 2024년 91.3으로 떨어진 반면, 백화점은 100.0에서 111.3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백화점 역시 2023년부터는 하락세(-6.6%)로 돌아서며 고소득층 소비마저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월별로는 큰 편차를 보였다. 2024년 판매액을 2020년과 비교하면 2월(47.7%), 3월(45.7%), 7월(32.2%) 등 상반기에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명절 시기가 포함된 1월(1.6%)과 9월(9.2%), 10월(5.4%)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명절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대형마트 이용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대형마트는 1월(-6.5%)과 9월(-3.8%)에 2020년보다 판매액이 감소했다.
광주의 대형소매점 성장률은 7개 특·광역시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2020년 대비 2024년 판매액 증가율은 대전(44.5%), 서울(38.5%), 부산(29.3%), 인천(28.7%), 대구(23.3%)에 이어 6위였으며, 울산(10.0%)보다는 높았다.
불변지수 기준으로도 광주는 1.8% 증가에 그쳐 울산(-5.2%)을 제외한 모든 광역시에 뒤졌다. 이는 광주 지역경제의 상대적 부진을 반영하는 것으로, 지역 내 소득 증가세가 다른 도시에 비해 둔화됐음을 보여준다.
광주의 대형소매점 구조가 ‘고급소비 중심형’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중산층 이하 소비층의 소비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