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잇소] (29) 포토그래퍼 최진웅 씨

최진웅 씨.

 -안녕하세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광주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진웅이라고 합니다. 저는 개인 사진 작업과 행사, 인테리어 등 상업 촬영을 병행하고 있는데요. 서울·인천·광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수상 및 전시회 진행,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 공연 및 행사 촬영 그리고 강의 및 인터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카메라로 ‘사람과 공간에 담긴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답니다.

 -현재 직업을 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 제가 카페에서 일할 때 매장에서 제품 사진 촬영이 필요하다며 사장님께서 사진작가를 구하라고 하셨는데 때마침 제가 사진을 찍고 글을 적던 게 취미였던 터라 제가 해보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지인이 쓰던 카메라를 중고로 구매해 사진 촬영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몇 번 촬영을 해보니 결과물이 아쉬워서 결국 값비싼 카메라까지 구매해 놓고 일할 때만 사용하는 것이 아쉬워 퇴근길에, 쉬는 날에 시간이 날 때마다 꾸준히 걸으며 사진을 찍고 다녔는데요. 그걸 멈추지 않고 계속하다 보니 올해가 8년째인 직업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네요. (웃음)

비연결 연결 재연결 전시 공론장 프로그램.
비연결 연결 재연결 전시 공론장 프로그램.

 각자 시선으로 담은 ‘오월의 얼굴’전

 -최근 의미 있는 전시를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 청년들의 5·18 민주화 운동 이야기를 담은 전시였습니다. 사실 저에게 오월은 한동안 피하고 싶었던 역사였습니다. 어릴 때 배운 오월은 진실했지만, 그 안의 폭력성과 잔혹함이 어린 마음엔 두려움으로 남았었거든요. 성인이 되면서도 그 감정이 이어져 오월과 점점 멀어졌죠. 그러다 2024년 ‘에브리씽, 메이, 올앳원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오월을 다시 마주하게 됐습니다. 청년들과 오월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니 오월이 단지 아픈 과거가 아니라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역사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비연결, 연결, 재연결’ 전시를 열었습니다. 오월을 외면하던 제가 청년들과의 만남을 통해 다시 연결된 과정을 전시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또 저처럼 오월을 멀리하던 청년들이 전시를 통해 다시 연결되길 바랐고요.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전시장과 인물 섭외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다섯 명의 초상사진으로 전시를 완성했습니다. 각자의 시선으로 담은 ‘오월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죠. 그리고 양림동에서 10년후그라운드 팀과 자주 협업했었는데 ‘양림골목비엔날레’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작가들의 작품과 행사 현장을 촬영했는데 광주비엔날레와 연계된 전시이다 보니 광주역사민속박물관에서 열린 독일 파빌리온 개회식 촬영까지 맡을 수 있었답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다양한 현장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기억에 남는 날이랍니다.

양림골목비엔날레 작품 사진 촬영 중인 최진웅 씨.
양림골목비엔날레 작품 사진 촬영 중인 최진웅 씨.

 -청년과 함께 하는 활동도 있던데요?

 △ 청년을 대상으로 ‘청년일자리스테이션 상무’에서 사진 교육을 4월부터 9월까지 진행했었습니다. 정확하게 저는 사진 교육이 아니라 ‘사진 놀이’를 한다고 표현합니다.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기술을 알려준다는 건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검색하면 찍는 방법도 다 나오고 따라 하면 잘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시작을 못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같이 놀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자’가 목적이었습니다. 저 또한 사진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 할 수 있어서 일상 밖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고 있답니다. 그래서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와 사진 수업을 기획하면서 최대한 참여자들이 집 밖을 나와 같이 출사하고 사진에 담기는 나의 시선과 감정을 돌아볼 수 있는 힐링 프로그램으로 만들자고 했었습니다. 청년들과 많은 추억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9월을 마지막으로 수업을 종료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내년에는 더 재미나게 사진 놀이를 해보고 싶습니다.

 배우고, 실패하고… 그렇게 전문가가 된다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 제 사진을 보고 다른 분들이 칭찬해 줄 때 더욱 잘하고 싶은 생각을 하곤 합니다. 사실 촬영 전부터 생각합니다. 사진을 찍을 때 프로답게 한다는 건 실력은 기본이고 작가만의 시선이 같이 담겨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매회 촬영 때마다 무엇이든 공을 들여 5번만 찍어도 되는 장면도 다른 구도와 앵글로 여러 번 더 찍습니다. 정말 쉬지 않고 더 좋은 한 컷이 운명이든 우연이든 한 컷이 더 기록되길 바라며 찍게 됩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사진 참 좋아요’라고 해주는 사람들의 말들이 제 노고를 싹 다 씻어줘 항상 힘들어도 셔터를 누르게 된답니다. 제가 사진에 애씀이 사진으로 나오고 그걸 알아본 사람이 말해주는 칭찬은 제게 사진을 계속해서 즐겁게 해낼 수 있게 하고 잘하게 만든답니다.

최진웅 씨 작품사진.
최진웅 씨 작품사진.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 앞으로의 계획은 2026년에 새로운 작품으로 개인전을 열어보는 겁니다. 저만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아 개인전을 열어 그 이야기를 다른 분들과 함께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상업적으로 활동하는 사진에서 저만의 색채가 묻어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인테리어·행사·공연 등 다양한 현장에서 생동감 있고 좋은 모습으로 사진을 찍으려 노력한답니다. 제 노력이 빛을 발해서 그 누구도 저만큼 좋은 시선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좀 거창하지만 저의 목표이자 이루고 싶은 꿈입니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 청년분들 ‘안녕 돈키호테’라는 책을 읽어보셨나요? 그 책에서는 소리꾼 장사익 선생님의 말씀이 쓰여 있습니다. “3년은 선생님 것을 따라 하고, 3년은 내 것을 해라, 그리고 나머지 3년은 내 것과 선생님 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것을 해라” 저는 이 문구를 읽고 난 뒤 생각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0년은 걸린다는 것입니다. 처음 순간부터 전문가가 되어 모든 일을 잘할 순 없습니다. 배우고 시도해 보고 실패를 경험해 봐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여러분들도 쉽게 포기하지 마시고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꾸준히 그리고 열정적으로 하시길 바랍니다.

 광주청년센터 교류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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