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원전 협력부터 G20 의장국 수임까지…성과 안고 귀국길
G20 참석 계기 4개국 순방…경제·외교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중동·아프리카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7박 10일간의 강행군을 통해 방산·원자력 등 구체적인 경제 협력뿐 아니라 '글로벌 사우스'로 외교 지평을 확대하는 성과를 얻었다.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한국전 참전 기념탑 헌화와 재외동포·지상사 오찬 간담회를 끝으로 중동·아프리카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첫 방문국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AI·반도체 △원자력 △국방·방산 △'UAE K-시티' 등 공동 프로젝트 발굴 등 8개 분야의 구체적 협력 방안을 합의했다.
특히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 참여를 끌어낸 것은 최대 성과로 꼽힌다. 200억 달러(30조 원) 규모의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다수 참여할 것으로 관측되고, 향후 1000억 달러까지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우리 기업의 AI 분야 해외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방산 분야의 경우 계약 수주나 MOU 체결과 같은 '손에 잡히는 성과' 보다 향후 그 이상의 성과 도출을 위해 토대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 이 대통령은 기내간담회에서 "UAE에서 가장 큰 구체적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방문한 이집트에서는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이집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체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CEPA는 광범위한 경제 협력을 뒷받침할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조 원 규모의 카이로 국제공항 확장 공사를 한국 기업이 맡아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이 대통령은 "알시시 대통령이 한국 기업들이 맡아서 확장하고 운영해 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카이로대학교 연설을 통해서 △안정 △조화 △혁신 △네트워크 △교육을 의미하는 '샤인 이니셔티브'로 명명한 중동 구상도 발표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다자주의 협력을 강화하고 '국익 중심 실용외교' 지평을 글로벌 사우스로 다각화하는 성과도 얻었다.
이 대통령은 중견 5개국 협의체인 '믹타'(MIKTA) 회동을 주재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기조 확산 속에서도 다자주의 가치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 구축 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까지 담은 공동선언문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G20 정상회의 계기로 유럽 핵심 양강인 프랑스·독일과의 첫 양자 정상회담도 성사됐다. 프랑스와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 협력을 격상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독일과는 한반도 평화통일에 관해 교감했다. 2028년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을 수임하게 되는 성과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 행선지인 튀르키예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인 'E·N·D 이니셔티브'에 대한 튀르키예 측의 지지도 확보했다.
아울러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튀르키예의 '시놉 제2원전' 사업에 참여할 기반도 확보했다. 방산 분야에서도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김대원 기자 kdw34000@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