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유명세에 순창은 알지만…
“철도 연결된다면 들러볼만 할듯”
버스로 6시간…“가 볼 생각 못해”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에서 보관되고 있는 팔만대장경판.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에서 보관되고 있는 팔만대장경판.

 “순창하면 고추장이죠”

 합천(군수 김윤철) 주민들에게 ‘순창에 대해 알고 계세요?’라고 물으면 어김없이 나오는 대답은 역시나 ‘고추장’이었다. 워낙 유명한 특산품이기에 자연스레 따라 붙는 수식어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순창의 다른 명소나 먹거리를 생각할 수 없어 관광 차원의 접근이 먼 듯 했다.

 합천 곳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달빛철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진 않았지만 이야기를 꺼내면 ‘아! 그 합천 통하는 철도 알고 있어요’ 라며 반기는 분위기였다. 철도 연결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보니 경유지인 순창에 대해서도 ‘철도가 연결된다면 가보고 싶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안내 업무를 맡고 있는 조중희 씨는 “순창은 한 번도 안 가봤는데 광고 때문인지 순창하면 고추장 밖에 안 떠오른다”며 “철도가 연결된다면 가기 편할 테니 관광하러 다녀와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합천 맛집으로 이름을 날리는 순할머니손칼국수 가게에서 칼국수면 반죽을 하고 있다.
합천 맛집으로 이름을 날리는 순할머니손칼국수 가게에서 칼국수면 반죽을 하고 있다.

 합천 해인사 인근에서 만난 주민 박모 씨도 “순창이라는 도시를 가볼 생각을 못해봤다. 순창하면 고추장이라는 틀이 박혀있다보니 다른게 뭐가 있는지도 잘 모르고 관광을 가보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 연결될지는 모르겠지만 달빛철도가 연결된다고 하면 광주나 다른 전라도 도시들을 1시간 안에 갈 수 있게 되는 거니 그 지역들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순창 고추장의 유명세에 순창이라는 이름 자체의 인지도는 높았다. 하지만 순창을 관광해보고 싶다거나, 관심을 가지는 주민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또한 합천에서 순창까지 버스를 타고 가려면 진주와 남원 버스터미널에서 갈아타 족히 6시간이 넘는 여정을 떠나야 한다. 이처럼 교통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편도 아니기에 관광을 마음 먹기도 쉽지 않다.

합천 정양레포츠공원 황강에서 합천 주민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합천 정양레포츠공원 황강에서 합천 주민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합천 읍내에서 만난 주민 장모(34) 씨는 “순창 고추장은 아는데 그게 전라도에 있는 도시인가요? 잘 모릅니다”라며 “버스로 전라권으로 가려면 진주나 큰 버스터미널로 가야 하는데 그렇게 힘들여서 가고 싶은 생각이 잘 안든다”고 토로했다.

 그렇지만 만약 철도가 연결된다면 “아무래도 좋죠. 순창도 가보게 되겠죠”라고 말했다.

 합천에서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안영호 사장은 “순창 알죠. 88고속도로 타고 광주로 가다보면 딱 고추장으로 많이 꾸며놔서 순창인 줄 알겠던데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순창을 가보거나 가볼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또 달빛철도를 연결한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실현이 가능할 지에 대한 우려가 있어 선뜻 기대를 표하긴 어려운 주민들도 있었다.

 안 사장은 “순창은 너무 멀다. 여기서 광주까지 가려면 고속도로 타고 2시간 반이 걸리는데 순창까지 가 볼 생각은 못해봤다”며 “달빛철도가 연결된다고 하면 편하기야 하겠지만 지금 김천에서 거제가는 고속철도도 한다고 하는데 그거까지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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