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철도·전라선 결합 시 ‘우리도 교통 요충지’
“‘거창, 가까운 도시’ 철도 생기면 더 왕래 늘 것”

남원 춘향골공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장을 보고 있다.
남원 춘향골공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장을 보고 있다.

 옛 남원역은 시대의 아픔이 관통하는 역사(驛舍)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은 조선시대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의 치열했던 항전지인 이곳에 남원역을 세워 순국선열의 얼을 빼앗았다. 일본 패망 이후 1950년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때에는 미군의 폭격으로 불타 통째로 사라지기도 했다. 달빛 철도가 개통하면 남원(시장 최경식)은 새로운 ‘도약’이 가능해진다. 새로 지어진 남원역은 복선화를 거쳐 2012년부터는 모든 전라선 KTX가 남원역을 필수 정차하고 있다. 여기에 달빛철도가 이어지면 남원역은 KTX 전라선과 함께 교차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탈바꿈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박은숙 남원시청 문화해설사는 달빛철도가 광주-대구 간 고속도로를 뛰어넘는 새로운 육로로 기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해설사는 “지금 전라선 노선의 중간역인 남원역에 남도인 광주까지 이어지는 달빛철도도 경유하게 되면 남원은 전라선과 달빛 철도선 모두 중간역으로 기능할 수 있게 된다”며 “철도가 생기면 전국 각지에서 올 수 있는 통로가 하나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달빛 철도가 개통하면 남원역은 전라도뿐만 아니라 경상도 대구와 부산에서까지 찾아오는 관광객이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늘 것”이라며 철도 개통의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전경.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전경.

 구 서도역에서 만난 임형우(26)·서유미(23) 씨는 달빛철도 개통에 대해 묻자 “달빛이란 단어는 처음 들어봤지만, 남원에 철도가 생기면 어디를 가든 지금보단 접근성이 좋아지니 어느 누구도 좋아할 것 같아요”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전북 남원과 경남 거창. 두 곳 모두 달빛 철도 중간역으로서 기능을 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전라도와 경상도로 나뉘지만, 실상 멀지 않아서 남원시민들은 ‘가까운 동네’, ‘익숙한 동네’ 같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남원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임영숙(61) 씨는 “친가가 함양 마천면이라 버스를 자주 타는데, 함양터미널까지 40분이면 가고 함양에서도 거창터미널까지 금방 간다”며 “거창에 지인은 없어도 만약에 간다면 한 다리 건너갈 수 있을 만큼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임 씨는 “거창까지 멀지도 않은데 기차가 더 다닌다고? 신기한 일이네”라며 호탕하게 웃으며 버스에 곧장 몸을 실었다.

 실제로 남원과 거창은 지리적으로 멀지 않다. 남원시내에서 거창을 가려면 함양을 꼭 경유해야 하는데, 승객이 남원 도심에서 버스를 타면 이백면-운봉목기단지-가산리-웅곡리를 가로지르는데 함양터미널까지 40분 남짓이면 당도할 수 있다.

 춘향골공설시장에서 국밥집을 하는 김모(53) 사장은 “거창은 물 좋고 산지가 좋아 사과가 유명한 걸로 알고 있다. 제 친구들도 가끔 여기서 시외버스 타고 거창을 간다”며 “다만 거창에서 남원으로 곧장 오는 버스가 많이 없어서 철도가 생긴다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문석 기자 m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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