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생기면 좋지 아니한가” 환대
열차행, 담양과 고령 교류 촉진할 것
“담양, 철도 생기면 꼭 가보고 싶은 곳”

 고령 대가야시장에서 3대를 이어온 고령대장간을 운영하는 이준희 대표. 
 고령 대가야시장에서 3대를 이어온 고령대장간을 운영하는 이준희 대표. 

 전통적인 분위기와 현대적인 요소가 조화된 이곳에선 유대감과 친근함까지 느낄 수 있는 고령군. 대가야전통시장과 인접해있어 장날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며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낸다. 활기차고 정겨운 경험을 선사하는 고령군 읍내에서 만난 군민들은 달빛철도 개설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철도가 없는 고령에 달빛철도가 완공되면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고령은 이동이 훨씬 편리해지고, 광주와 대구까지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면 고령군에서 담양군까지는 약 1시간 내외면 오갈 수 있게 되면서 지금보다 훨씬 편리한 교통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에서다.

 17일 고령 읍내에서 본보와 만난 시민들은 달빛철도에 “철도가 생기면 안 좋겠습니까”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비슷하면서도 다른듯한 면모를 보이는 담양군을 ‘대나무의 도시’로 기억하면서, 철도가 생기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의지도 불태웠다.

 고령군에서 담양군까지의 이동은 152km로 승용차로는 약 2시간 내외분, 대중교통으로는 5~6시간이 소요된다. 대중교통으로 몇 배의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직행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으로 시외, 고속버스 또는 KTX, SRT 등을 여러 번 갈아타야 하는 현실이다.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당시 거주지의 형태.

 달빛철도가 생긴다면, 1시간 이내로 줄어 인근 대구로 가는 시간과 비슷해지게 되는 것.

 고령군민들은 담양에 대한 인지도가 꽤 높은 편이었지만, 그동안 불편한 교통 탓에 멀리 떨어져 있는 담양을 선뜻 방문하지 못했다는 입장도 있다.

 대가야시장으로 농산물을 구입하러 나온 김희숙 씨는 “담양이요? 대나무가 유명한 곳 아닌가요?”라며 반가워했다.

 그는 “담양을 많이 들어는 봤지만 놀러를 가도 담양을 콕 집어 가야겠다는 생각은 못 해봤다”면서 “그쪽이야 맛있는 것이 많기로도 유명하고 대나무만 봐도 힐링이 될 것 같은데 철도가 생긴다면 한 번쯤 가보고 싶다”고 전했다.

 역이 생기는 위치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없고 착공도 하지 않아 “아직 체감을 못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읍내에서 만난 이남철 씨는 “아직 생기지도 않고 어디에 생긴다는 말도 없어서 체감은 안된다”면서 “교통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어딘가를 이동할때면 자동차를 이용했는데, 철도가 생긴다면 아내와 기차여행을 떠나보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달빛철도가 영호남의 지역감정을 허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는 가운데, 고령군민 또한 철도를 통해 영호남이 화합하는 계기가 되길 소망했다.

 고령군 농산물판매장 상인 박지태 씨는 “젊은 시절 일을 하면서 광주, 전주를 많이 다녔다”면서 “그때도 어린 나이에 대구에서 크면서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 선입견이 있었는데, 일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보니 전혀 그런 지역감정이 생길만한 포인트를 느끼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과거가 어떻든 지금은 지역감정은 무조건 없애야 하는 것으로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서 “철도가 생기면서 이런 역할까지 해준다면 대찬성으로, 이와 더해 고령의 관광 활성화 등도 기대가 되고 물류 이동이 원활해지는 등 상인으로서 기대감이 있다”고 언급했다.

 ‘고령’이라는 지역의 비교적 낮은 인지도에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한다.

 고령군 농산물판매장 상인 박지태 씨는 “남원·담양 등 유명하게 알려진 관광지는 알지만 대구 옆에 소소하게 위치한 고령은 모르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산동 고분군이 유네스코로 지정이 되면서 ‘대가야’ 역사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아직까지는 고령이라고 하면 ‘어디요?’라며 되묻고 대구 옆에 있는 곳이라는 부연 설명을 꼭 붙여줘야 해 아쉽다”고 언급했다.

대가야의 역대 국왕과 정견모주, 하늘신 이비가지의 위패를 모신 종묘.

 담양군민들이 고령을 관광 오길 바라는 소망도 있지만, 부족한 인프라 탓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고령군민들이 철도를 이용해 곳곳을 방문할 수 있겠지만 반면 타 지역에서 고령을 관광 와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는 것.

 지산동 고분군 인근에서 만난 군민 A 씨는 “고령은 가족단위로 역사체험을 하러 오기에는 좋은 곳이지만 실상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먹거리, 즐길 수 있는 관광지가 부족하고 머물 곳도 많지 않다”면서 “지금도 잠깐 들렀다가 근처의 합천 해인사로 빠지는 등 숙박시설이 여의치 않은 것도 사실로 철도가 생기는 것을 기점으로 온 가족이 즐길만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관광지로서의 요소를 갖춰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고령 대가야시장에서 3대를 이어온 고령대장간을 운영하는 이준희 대표도 “어디든 ‘볼거리’, ‘먹거리‘가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사실 시장에 아이들 먹을거리가 없고 먹을만한게 국밥밖에 없는게 사실인데, 철도가 생기면서 이런 인프라도 같이 조성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철도가 ‘소통‘의 창구가 되길 바라는 바람도 더했다.

 정동일 고령 운수면 봉평2리 이장은 “지금은 광주만 해도 고령에서 왔다갔다가 쉽지 않은데, 철도가 생긴다면 광주뿐만 아닌 철도가 통하는 담양도 관광명목으로 가볼 것 같다”면서 “지방 도시들은 소멸해가는 와중에 경제활성화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해주리라 믿으면서 영남과 호남이 철도를 통해 소통하면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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