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가깝다니 가볼만하기도”
고령? 처음 들어보지만…
지역민들 “담양, 두 번 올까?” 회의적 시각도

담양천의 북쪽 제방에 있는 방제림인 관방제림.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제 66호로 지정돼있다.
담양천의 북쪽 제방에 있는 방제림인 관방제림.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제 66호로 지정돼있다.

 “고령이요? 처음 들어봐요”

 담양군민들에게 경북 고령을 물어보면 이같은 반응이 흔하다. 담양도 고령과 비슷하게 교통수단이 비교적 제한적이고, 대중교통이 크게 발달하지 않아 비슷한 환경을 보이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광주광역시 인근에 자리잡고 있음에도 관광객을 꾸준히 유인해오고 있는 것.

 달빛철도에 대한 담양 군민들도 환대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관광 산업·지역 경제 활성화 뿐만 아니라 문화 교류 증진 등 지역 사회의 활동성이 증가해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담양은 운영했던 철도가 있었다. 1922년 전남선이라는 담양-광주간 짧은 지선 철도를 운영했는데, 이후 이를 전라선 금지역과 연결할 예정이었으나 1944년 공사가 중단된 후 폐역했다.

담양 메타세쿼이어 내부에서 바라본 모습.

 달빛철도로 수십 년 만에 담양 철도가 부활한다는 의미와 그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 영호남을 잇는다는 취지처럼 영남에 대한 기대심도 있다.

 달빛철도로 잇는 대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터. 대구 직전을 잇는 ‘고령’은 담양군민들에겐 익숙하지 않다.

 “보령은 아는데, 고령은 모르겠다”는 말이 우세하다.

 담양 읍내에서 만난 군민 이정희 씨는 “고령은 들어본 적이 없다. 어디 옆에 있는 곳인가?”라며 반문했다.

담양읍 향교리에 있는 대나무숲 공원인 죽녹원. 울창한 대숲이 펼쳐져 있으며 내부에는 총 2.2km의 산책로가 있다.

 읍내 카페를 이용한 이아람 씨는 “이전에 뉴스에서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다”면서 “어떤 지역인지 잘 아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잘 인지하지 못하는 지역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터. 달빛철도가 생기면 1시간 내외로 갈 수 있는 고령에 “가볼 의향이 있냐”는 질문의 답에는 우호적이었으나 “대구를 가는 길에 들려보고 싶다”는 입장도 다수다.

 담양의 한 편의점을 방문한 장희성 씨는 “잘 모르는 곳이지만 대구를 가는 길이라면 들려봐도 좋을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버스만 있는 것보다는 철도가 있으면 영남과의 교류가 더 가까워질 것 같고 양 지역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 경제, 관광 모두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담양의 한 디저트카페를 찾은 김진열 씨는 “담양에 살다 보니 화려한 대도시들로 여행을 많이 다녀봤는데 비슷한 느낌들을 많이 받아서 신선한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색 여행이 트렌드인데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고령에 가면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멀어서 가보기 힘들지만 철도가 생겨나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담양에 조성돼있는 관광단지 메타프로방스.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달빛철도가 건설되면 영남 지역민들의 유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던 반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담양이 ‘경유지’ 역할을 할 뿐 머무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인 것.

 담양 메타프로방스에서 모자를 판매하는 상인 A 씨는 “말만 들었을 때는 큰 기대가 와닿지 않는다”면서 “담양에 관광객들이 많이 오기는 하지만 정체돼있는데, 호남과 영남을 잇는다고 해도 굳이 담양을 콕 찝어 찾아올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담양은 관광객들이 그냥 거쳐가는 곳으로 느껴진다”면서 “보통은 근교에서 바람 쐬러 와서 밥을 먹고 가는 코스인데, 멀리에서 담양을 한 번은 올 수는 있겠지만 두 번은 올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철도가 생기면 물론 나쁘지는 않겠지만 지역 차원에서 먼 영남에서 오는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의 활성화 노력도 필요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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