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정치 풍향계입니다.
오늘은 ‘강기정 시장과 민형배 의원이 본선에서 맞붙는다?’라는 주제로 진행하겠습니다.
얼마 전 민주당 쪽 원로들이 정청래 대표에게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야당과의 협치를 주문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 전직 학원 강사가 사실상 당대표 후보 면접을 보겠다고 나선 제1야당 국민의힘엔 그같은 원로들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아예 포기를 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망하게 두고 다시 헤쳐모여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섣부른 판단 같지만 정말 이대로 가면, 이해찬 전 총리가 언제가 말했던 ‘민주당 20년 집권’도 전혀 불가능한 얘기도 아닌 것 같습니다. 특정 당의 장기 집권이 진정 대한민국에 좋은 일일까요? 그건 애청자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호남에 한해선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지난 1988년 13대 총선과 90년대 초 지방자치 부활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이 거의 대부분 싹쓸이했던 지금까지의 과정과 결과를 보면 그렇습니다.
그런 점에서 다시 돌아온 조국, 그리고 그가 몰고 올 ‘조국 발(發) 정계개편’ 가능성에 호남 유권자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성장경제연구소 최병천 소장은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은 다소 이례적이었다”며 “정치인을 대거 선정했고, 차기 대선주자로 평가받는 조국 전 대표를 일찌감치 포함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정말 조 전 대표를 왜 이렇게 일찍 사면했을까요? 최 소장은 먼저 동병상련의 가능성을 꼽았습니다. 검찰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겁니다.
다음으로 '차기 대선후보'에 대한 포석이라고도 봤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 중반까지 높은 지지율을 보였던 것은 문재인-안희정-이재명 지지층이 '지지 연합'을 이뤘기 때문이며 조 전 대표의 사면 역시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이 내년 지방선거와 민주당의 차기 당권 구도, 그리고 2028년 총선엔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2028년 총선에 공천권을 행사하는 민주당 대표는 2026년 지방선거 직후인 8월 선출될 예정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범여권 정계개편' 가능성이 대두됩니다. 정계개편의 실제 전개 양상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친명 정치인들과 조국 전 대표, 그리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 등의 판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될 겁니다.
일단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개약진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호남 지역 외에는 민주당이 유리하고, 조국혁신당이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호남에선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고 적지 않은 선거구에서 박빙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미 지난 영광군수 보궐선거와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이 같은 호남 유권자들의 표심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따라서 호남에선 경쟁하고 다른 지역에선 ‘선거연합’을 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으로 검토될 것입니다. 물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전격적인 '합당'도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촉박, 만약 이뤄지더라도 일단 지방선거를 치른 다음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조 전 대표를 서울 남부교도소에서 면회한 사실을 밝히고 "‘김대중 육성 회고록’을 읽고 있다. 교도소에서 나가면 전국을 돌아다니며 감사 인사를 드리겠다"는 조 전 대표의 향후 계획을 전했습니다.
물론 강 시장은 “이번 면회는 이번 사면·복권이 결정되기 훨씬 이전에 예정된 일정이었다”고 설명했으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 전 대표를 면회한 것에 대해선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도 지난 8일 조 전 대표에 대한 8·15 광복절 특별 사면과 관련, “(조국 전 대표에 대한 수사는) 정치적으로 기획된 정치 검찰의 난동이었다”며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조 전 대표 사면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른 이후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이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나온 이 사면 촉구 발언은 “특히 광주 전남 지역에선 (사면) 분위기가 70%를 훨씬 넘는다”는 설명과 함께 이런저런 해석을 불러왔습니다.
최희영 기자 city@gjdream.com
